2009년 3월의 어느 날 부푼 가슴을 안고 아동들을 만났던 것이 엊그제처럼 눈에 선하다. 이전에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친구들과는 달리 장애가 있는 아동들이라는 사실과 내가 그리고 우리가 그들이 한발자국 더 성숙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스럽기도 했었다. 하지만 처음의 두려움이 부질없게도 아이들도 그리고 우리도 서로의 조력자가 되어 한 발자국 더 나아갔다고 생각한다.
<사진설명: 프로그램 종결 후 단체 사진 한 장>
어느 덧 시간은 흘러 11개월이라는 긴 여정을 마무리 짓는 종결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다. 친해지기 프로그램과 시즌1 종결프로그램을 진행할 때와는 달리 아동들에게 ‘진짜 마지막’이라는 의미를 전달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단어를 고르고 고르며 진행 대사를 만들어보기도 했지만 진행 대사를 짜는 순간에도 나조차 마지막이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다.
<사진설명: 조성진아동이 마지막으로 선생님과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
이번 종결 프로그램의 목표는 11개월간 진행했던 금전관리 프로그램의 최종 평가와 선생님과의 추억정리에 있었다. 아동들의 금전관리 능력을 최종 평가하기 위해 조별로 메뉴를 정해 외식을 하기로 했으며 추억정리를 위하여 개인 선생님과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 꾸며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진짜 마지막 만남’ 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아동들이 선생님과의 추억을 언제라도 되새겨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진행한 폴라로이드 사진 꾸미기 시간을 통해 어느 정도 아동들과 선생님들 간의 감정정리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진행자였던 나는 아동들과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얻지는 못했지만 12명 모든 아동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으니 그 것에 만족한다.
<사진설명: 폴로로이드 사진을 완성하고 좋아하는 소정의 모습>
조별로 먹고 싶은 음식을 정해 외식을 다녀온 뒤 마무리를 위하여 어젯밤 내가 꽤 많은 시간을 들여 만든 동영상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가 처음 만나 친해지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날, 낚시 게임을 하던 날, 소풍을 갔던 날, 선생님의 질문에 발표를 하는 모습,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은 물론 아동들끼리 찍은 사진들과 선생님 그리고 아동이 함께 찍은 사진을 추리고 추려 제작한 동영상이었다. 아동들은 물론 선생님들 또한 마지막 동영상을 보며 같은 감정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4분 남짓한 동영상이었지만 한 장 한 장의 사진마다 가득한 추억을 떠올리고 정리하며 아동들도 마지막 이라는 의미를 전달받았을 것이다. 친구들의 얼굴이 나올 때마다 귀여워~를 외치던 아동들의 모습이 집에 돌아온 지금도 날 웃음 짓게 한다.
<사진설명: 안암동 음식점과 메뉴를 정하고 있는 모습>
동영상 감상이 끝난 뒤 작은 선물을 전달했다. 곧 황사의 계절인 봄이 돌아오는 것을 감안하여 준비한 마스크를 받고 기뻐하던 아이들의 모습에 나도 기뻤지만 조금 슬펐던 것 같기도하다. 프로그램 마지막이면 늘 부르던 인사 노래를 부른 뒤 내려가는 아동들과 손을 맞잡기도 하고 포옹을 하기도 하며 정말 마지막이라는 것이 실감되었다.
<사진설명: 아동들과 나가기 전 기념촬영 모습>
종결프로그램ㅡ 마지막 프로그램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과연 그 의미가 잘 전달되었을지는 모르겠다. 이제 끝이라는 생각에 시원하기도하지만 섭섭하기도 한 것을 보니 11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승가원 아동들에게 많은 정이 들었었나보다. 비록 지금 우리는 헤어지지만 아동들이 쑥쑥 자라 언젠가는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유리와 마주하게 될 날을 소망한다.
<사진설명: 동덕여대사회복지학과 학회 우리선생님들...>
선생님들 1년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 실무자로서 현장에서 만나기를 기대해봅니다.
-일시: 2010년 1월 31일 (일) 15시 ~ 17시
-장소: 승가원장애아동시설 2층 강당 및 외부활동
-참여아동: 이주홍외 11명
-진행자: 동덕여대사회복지학과 학회 우리 1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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