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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조선일보]맛있는교육 - 조금 느려도 뭐든 할 수 있어요
작성일
2011-10-01 08:37

승가원 아이들의 '사진 찍기' 도전기 책으로 나와
양팔이 없는 태호는 리모컨으로 촬영… 유진이는 연신 셔터만…

“네! 할 수 있어요.”

유태호 군(서울 종암초등 5년)은 이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태호는 태어날 때부터 양팔과 오른쪽 넓적다리뼈, 양 종아리뼈가 없었다. 하지만 수천 번 고꾸라진 끝에 엉덩이를 이용, 스스로 일어나 앉을 수 있게 됐다. 엉덩이를 좌우로 밀며 몸도 움직일 수 있게 됐다. 걷는 연습을 하다 균형을 잃고 ‘꽝’ 넘어질 때면 울음대신 ‘푸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곤 안쓰럽게 바라보는 어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 괜찮아요. 할 수 있어요.”

태호가 사람들에게 알려진 건 지난해. 장애전문복지법인 승가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밝고 따뜻한 얘길 담아화제가 된 MBC 다큐멘터리 ‘승가원의 천사들’ 을 통해서였다. 최근 이들의 얘길 담은 책 ‘조금 느려도 괜찮아’ (조선북스·1만1000원)가 출간됐다. 책 속엔 '사진 찍기’ 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태호와 승가원 친구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있는 승가원에서 그 주인공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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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위부터)조성진‘동수 안녕’ / 유태호‘ 튼 튼 한다리’ / 김동수‘모닥불’ / 이유진‘해’/ (가운데)승가원 사회복지사 선생님과 자리를 함께한 사진 동아리 회원들. (앞줄 왼쪽부터) 성진, 태호, 유진, 동수. / 사진=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그래픽=나소연 기자 sywithone@chosun.com

 

 

◆긍정의 열두 살, 태호 이야기

 

승가원은 서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장애어린이시설이다. 이곳엔 태호를 비롯해 다양한 장애를 지닌 72명의 아이들이 모여 산다. 이들 중 90% 정도는 부모님에게 버림받아 이곳에 오게 됐다. 나머지는 부모님이 있지만 돌봐 줄 형편이 안 되는 아이들이다.

원하정 승가원 사회복지사(28세)는 “갖고 있는 장애도,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사연도 저마다 다르지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똑같은 아이들” 이라며 “주어진 환경에 불평하지 않고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을 ‘엄마’ ‘아빠’ 라고 부르며 밝게 살아가는 것도 공통점” 이라며 웃었다.

 

승가원 햇님실에서 만난 태호는 여전히 씩씩했다. 태호는 “방송이 나간 후 알아보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며 웃었다. “제가 지나가면 사람들이 ‘어, TV에 나왔던 애다!’ 하면서 놀라요. 'TV화면에서보다 실물이 훨씬 잘생겼다’ 며 칭찬해주기도 하고요.” 

방송에서 멋진 노래 실력을 선보였던 태호는 요즘도 노래를 즐겨 부른다. “가요, 민요 안 가리고 다 좋아해요. 요즘은 학교에서 배운 ‘늴리리야’ 를 즐겨 부르죠. 티아라의 ‘롤리폴리’ 도 좋아해요. 다음 달 말에 있을 학예회에서 우리 반여자아이들이 이 노래로 공연을 한대요. 사실 거기 제가 좋아하는 여자애도 있는데…. 쉿, 이건 비밀이에요!”

한창 뛰놀고 싶은 나이 열두 살. 태호는 “놀러 가는 걸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새로운 곳을 구경하며 돌아다닐 때가 제일 행복해요. 먹는 것도 좋아해요. 둘 중에 뭐가 더 좋으냐고요? 에이, 똑같이 좋아요. 하하.”

 

태호의 꿈은 세계 최고의 작곡가가 되는 것. 지난해 5월부터 음악 선생님에게 배운 작곡법으로 벌써 네 곡이나 완성했다. 태호는 그중 한 곡을 멋들어지게 뽑아냈다.“ 태호야 태호야 꿈을 펼쳐라 / 태호야 태호야 작곡가 돼라/ 멋진 노래를 만들어보자/ 세상 사람 모두 부르게 태호만의 노래~♬”

 

◆아이들, 사진과 사랑에 빠지다

 

승가원 아이들도 여느 또래들과 똑같이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한다. 몸은 좀불편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어느 누구보다 즐긴다. 태호는 요즘 사진 동아리 활동에 푹 빠져 있다. 회원은 김동수(명수학교 초등부 6년), 조성진(명수학교 초등부 5년), 김정근(정인학교 중등부 1년), 박창수(명수학교 고등부 2년), 이유진(정인학교 초등부 6년) 등 태호를 포함해 모두 여섯 명.

 

“승가원 행사가 있을 때 사회복지사 엄마·아빠가 사진 찍는 걸 보면서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사진 동아리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3월부터 사진 찍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박철우 승가원 사회복지사(35세)는 “처음엔 ‘아이들이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며 안심했다” 고 말했다.

 

물론 처음엔 쉽지 않았다. 지적장애가 있는 동수는 카메라를 반대로 든 채 렌즈만 뚫어지게 바라봤다. 유진이는 ‘찰칵찰칵’ 하는 소리가 좋은지 말없이 카메라 셔터만 눌러댔다. 양팔이 없는 태호는 더 문제였다. 발가락 사이에 리모컨을 끼워 렌즈를 맞춘 후 입으로 셔터를 눌러 사진을 찍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하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는 이 없었다. 원하정 사회복지사는 “이번에 출간된 책엔 아이들의 평범한 일상이 고스란히 담겼다” 며 “지난 1년 반 동안 사진 동아리 아이들이 찍은 작품도 실려있다”고 했다. “장애인은 아무것도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도 학교에 다니고, 이별을 경험해요. 사진도 찍죠. 일반아이들과 똑같아요. 그저 조금 느릴 뿐이죠.”

승가원 아이들을 후원하려면

홈페이지(
www.sgwon.or.kr)나 전화(1688-0750)로 신청해주세요.

네이버 해피빈에서 ‘콩’ 으로도 기부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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