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가원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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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2,690회
작성일 : 11-03-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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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군복무 도중 승가원 봉사활동 기회가 생겨 봉사활동을 다녀오게 되었고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성북경찰서 공관경비대에 근무중인데 우리부대는 근무 여건상 한 두시간씩 쪽잠을 자면서 근무를 하기 때문에 수면시간도 많이 부족하고 많이 피곤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휴식을 취해 부족한 잠을 자는데 승가원 봉사활동 일정이 잡혀 허탈하고 잠잘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아쉽고 짜증이 많이 났었습니다.
봉사활동 당일 근무가 끝나고 한 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잠이 덜 깬 상태로 갔는데 실수나 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조금 귀찮기도 하고 피로가 많이 누적되서 몸도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내가 힘든 것은 너무나 사치스러운 것 이었습니다. 여기저기 몸이 불편한 아이들은 많았고 자원봉사자 분들이나 도움주는 손길은 너무나 부족 하였습니다.
<사진설명: 승가원 및 자원봉사에 대한 OT>
아이들 목욕하는 것을 도와주고, 닦아주고, 로션 발라주고, 청소해주고, 밥 먹는 것을 도와주고 아이들과 떠들다보니 아이들이 몸이 조금 불편하다 뿐이지 해맑게 웃는 여느 아이들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만남을 반가워하고 팔 벌리면 쏘옥 안기고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TV에 나오는 가수나 아이돌을 좋아하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에 미소는 천사 같았습니다. 그 잠깐 사이에도 정이 든 것 같았습니다.
<사진설명: 정00아동과 함께 놀아주는 의경형님>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많고, 도움을 바라는 사람도 많지만 늘 봉사자들은 부족해 보였습니다. 집근처 공릉사회복지관이나 하계정민학교도 가서 보면서 늘 느끼는 것이었고 되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때는 장애아, 장애우, 독거노인, 저소득층자녀들을 공부하는 것을 도와주고 목욕시켜주거나 밥, 빨래, 청소등을 해봤었는데 갈 때 마다 기분은 늘 다르고 생각도 많아졌습니다. 잘해주려 하지만 혹시나 말실수라도 해서 아이들이 상처받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고 어떻게 좀더 웃게 해 줄까도 고민되고 좀더 조심스러워지고 한번더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었습니다.
군대 오기 전 학교를 다니고, 일을 하고 남는 시간에 하던 봉사활동을 일부러 없는 시간에 만들어서 한다는 것이 거부감이 들었다 봅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꾸준히 하는 것 보다는 불규칙적으로 가다 안가다 하다가 다음엔 꼭 가야지 하면서도 마음에만 있지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고 언젠가부터 안하게 되고 군대를 왔는데 훈련소 시절 우연히 TV MBC에서 승가원가 태호를 보았고 CF나 여러 매체로 좀더 알게 되었습니다.
<사진설명: 이00아동과 의경오빠가 함께....>
승가원은 집에서 그리 멀지도 않았고 자주 놀러오던 동네에 있어서 한번 가보려고 했었는데 배치 받은 부대에서 봉사활동으로 갈 수 있게 되서 신기했습니다.
대원들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딱히 어려운 것은 없었습니다. 도착 했을 때 20여명정도 아이들을 봉사자 분들 세분이 목욕시키고 있었고 우리 대원들이 도와 같이하면서 이것저것 물어보았습니다. 평상시엔 두 분이서 다 하시는데 남자 봉사자분들이 많이 와주시면 훨씬 수월하고 힘도 덜 들어서 좋다고 하셨습니다.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기 때문에 씻기는 것도 힘들지만 일일이 닦아주고, 로션 발라주고, 옷 입혀주고, 의자마다 앉혀서 밸트 매주는 것 까지 세분이서 하기엔 너무 벅차고 힘들어 보였는데도 그게 당연하듯 하시고 웃고 계신걸 보니 피곤하다고 툴툴거린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시간은 너무나 빠르게 흘러갔고 동료대원들 근무교대를 해주어야 해서 가야했는데 아이들 밥 먹여주는 도중이어서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자원봉사 선생님들이나 아이들이 조금더 있어주면 안되냐고 물어보시는데 가야 했기에 발걸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사진설명: 의경오빠들이...아동들을 위해 쇼를 하고 있는 모습>
또 오겠다고 약속하고 아이들과 작별인사를 하는데 잠깐 있다 가는 내가 이리 아쉬운데 이아이들은 다른 많은 봉사자분들을 거치면서 얼마나 아쉬워하고 힘들어 할까 하는 생각에 그것도 너무 미안했습니다. 많은 대원들이 근무를 서다가 시간적 여유가 많은 조에 배정받은 대원이 돌아가면서 봉사활동을 나오기 때문에 내가 언제 또 올 수 있을지는 확실히 알 수 없었습니다. 주마다 다른 대원들이 오겠지만 하던 대원들이 계속오면 더 좋을 것 같았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에 봉사활동이었지만 보람찬 일이었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도움에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을 보며 안쓰러워하고 마음아파 하지만 막상 봉사활동을 꺼리게 되고, 귀찮아 하면서 주변에 있으면 소외 시키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소외 시켜야할 존재가 아니라 한번 더 관심 가져주고 조금만 더 기다려주고 잠깐 손 내밀어 주어야하는 아이들인 것 같습니다.
성북경찰서 공관경비대 일경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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