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3.19 승가원에서...[세상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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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3-2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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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봉사활동이라고 해본건 보건소, 소방서, 경찰서, 우체국, 면사무소 등 공공기관이 거의 전부고 해본거라곤 양로원 봉사활동...그것도 청소만 해봤던 나였지만 대학교에 들어오면서 새로운 마음을 가지고 제대로된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어서 광운대 세상 사람들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하게 되었다. 승가원에 도착하고 마주한 승가원장님께서 처음오신 분들은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씀하셨다. 왜그런지 물어봤더니 일부지만 승가원 친구들을 욕 보이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셨다. 정말 화가 났다. 봉사활동을 하러 왔는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는지, 너무나도 화가 났다. 그냥 시간 채우려고 왔으면 공공기관이나 가지...이 말씀을 들으면서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승가원장님의 설명이 모두 끝나고 드디어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막상 하려고 하니까 겁도 많이 났고, 두려움이 앞섰다. '과연 나는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이런 걱정에 앞이 캄캄했다. 이런 걱정이 앞설 때, 원장님께서 배정해주셔서 나는 일단 청소조에 들어가게 되었다. 급식소를 청소하는 일이었는데 진짜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아이들을 못 만났으니까 청소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일을 안 하고 있으면 놀러온 것만 같아서 어떻게든 일을 하려고 식당 아주머니들께 계속 일거리를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청소를 다 끝내고 나니, 승가원에서 정해준 봉사활동 시간이 아직 안 됐다. 그래서 청소하던 조도 올라가서 아이들과 만나보기로 했다.
처음 방에 들어갔을 때, 정말 어쩔 줄 몰랐다. 다들 분주하셔서 식당 청소와는 다르게 일을 정해주시는 분들이 없었다. 그래서 5~10분 정도 서있을 때, 승가원 선생님(일명: 엄마)분 중 한 분께서 밥을 먹이는 것을 부탁한다고 말씀하셨다. 밥 먹일 때 '엄마'께서 아무한테나 반말하지 말라고 하셨다. 나이가 많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달라고 부탁해주셨다. 그래도 다행히도 19살이라 나보다는 어렸다. 하지만 나는 처음뵙는 사람께 반말하는 건 조금 아니라고 생각해서 계속 존댓말을 썼다. 고개를 자꾸 떨어뜨리니 붙잡고 먹여달라는 부탁을 받아서 머리를 손으로 밀어올렸다. 그랬더니 싫어하시는 것 같아 차마 세게 못 올렸고, 고개를 또 떨어뜨리셨다. 정말 앞이 캄캄했다. 아무리 처음이라도 잘 할 줄 알았는데 전혀 도움이 못 되는 게 아닌가...결국 '엄마'께서 오셨고 정말 죄송했다. 그래서 나는 보조 역할을 하기로 결심하고 다른 친구에게 갔다. 동아리 형이 밥을 주시고, 나는 머리를 고정시켜주었다. 밥을 뱉어낼 때, 먹기 싫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엄마'께 물어보니 장난하는 것이란다. 다행이었다. 우리가 싫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다시 입에 넣어주니 먹었다. 밥을 먹이고 양치를 하는 역할을 맡았다. 내 입의 양치는 맨날 하면서도 막상 다른 사람의 이를 닦아주려니 부담감이 엄청 늘어났다. 일단 양치를 시작했다. 앞니는 닦기가 쉽지만 역시 뒷니는 닦기가 힘들었다. 내가 싫었는지 그 친구도 자꾸 양칫모를 씹으며 놔주질 않았다. 정말 눈물이 났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친근한 얼굴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를 싫어해주니까 말이다. 양치는 어느정도 끝냈다. 그리고 이제 물을 쏴서 헹구는 작업을 해야했는데 결국 '엄마'께서 도와주시며 마무리가 됐다. 그렇게 양치를 끝내고나서 방으로 들여보내주는 역할을 맡았다. 휠체어를 밀고 방에 들어가 베개에 눞혀주는 역할이었다. 이것 역시 2명이 필요했다. 한 명은 상체를, 한 명은 하체를 잡고 내려줘야하니까 말이다. 그 일을 해주다보니 밥 먹일 때의 식은땀과 다른 일할 때 나오는 땀이 나오기 시작했다. 땀은 나지만 그래도 뭔가 제대로 도와준 일이 있다니 정말 기뻤다. 다시 거실로 나오니 휠체어에 타고 있던 친구들 말고 거동이 어느정도 가능한 친구들이 밥을 먹고 있었다. '엄마'께서 아무 일도 안 시켜주셔서 그냥 멀뚱멀뚱 5~10분을 허비했다. 그러다가 밥을 다 먹고 난 후 양치일을 또다시 맡았다.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존댓말을 쓰며 닦는데 역시나 내가 싫었는지 또 물기 시작했다. 피가 날 정도로 물어서 '엄마'께 피가 난다고 얘기를 드렸다. 역시...'엄마'께서 하시니까 또다시 양치는 순조롭게 되었다. 너무나도 나는 슬펐다. 내가 싫었다는 것이니까...그렇게 다시 또 할 일이 없어져 가만히 있는데 '정영주'라는 아이가 나에게 다가왔다. 언니! 언니! 나는 누굴 부르는지도 모르고 그냥 멀뚱히 있었다. 그랬더니 영주는 더 다가오며 언니, 언니~ 이러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나? 이렇게 대답해주었다. 그랬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언니, 안아줘라고 했다. 그래서 응 그래!하고 안아줬다. 영주는 이곳 저곳을 가리키며 데려다달라고 했다. 창문은 열어주면 안 된다고 하셔서 다시 닫고, 다시 방 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재밌게 놀았다. 그랬더니 영주가 나에게 볼에 뽀뽀를 쪽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고개를 돌렸다. 그래서 내가 나도 뽀뽀해줄까? 했더니 응이랬다. 그래서 볼에 뽀뽀를 해주었다. 그랬더니 웃었다. 그 웃을 때, 정말 봉사활동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놀아줄 때도 웃었지만 그래도 승가원에 온 뒤로 나를 받아들여주는 친구라고 느껴졌을 때니까 말이다. 그렇게 영주가 나를 좋아해주니 나도 영주를 안 좋아해줄 수가 없었다. 땀은 흠뻑졌었지만 승가원에서 외톨이같은 느낌을 안 들게 해준건 영주 뿐이었다. 그렇게 잘 놀고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나는 영주한테 안녕~하며 인사를 해주었다. 영주도 안녕~하며 답해주었다. 정이 가는 친구다. 나를 싫어해주지않아서 더욱 정이 간다. 그렇게 승가원에서의 봉사활동이 끝나갔다.
승가원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세상에 불평을 일 삼던 나를 반성하게 되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졌던 내가 그들은 일반 친구들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느꼈다. 단지 어딘가 한 군데가 불편할 뿐, 그들도 결국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놀림감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그리고 또 하나 느껴지는 건 승가원에 더 많은 봉사 단체들이 와 주었으면 좋겠으며, 더 많은 선생님(엄마)분들이 계셨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승가원의 아이들에 비해서 선생님(엄마)은 턱없이 부족했다. 어서 하루 빨리 더욱더 많은 도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봉사활동을 끝내고 봉사활동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세상 사람들'에 잘 가입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해준 단체가 아닌가...앞으로도 정기 봉사에 빠짐없이 참여할 예정이다.
광운대 '세상 사람들' 최고!!!!!
담에 또보자~~~~승가원의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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