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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원장애아동시설에서 봉사활동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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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다드림
조회 : 2,434회
작성일 : 10-02-0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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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대의대 재학 중인 최가영입니다. 승가원은 학교랑 가까워서 자주 근처에 가면서도 정작 봉사활동은 이제야 찾아가게 되었네요. 그것도 바쁘다는 핑계로 지금까지 봉사활동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시간을 채우기만 하는 저에게 이번 승가원 봉사활동 역시 학교에서 꼭 이수해야 하는 봉사과목 때문에 하게 되었어요. 이전에도 장애우나 몸이 불편한 노인 분들을 돕는 봉사활동을 가끔 해봤지만 이렇게 정이 많이 들고 마음속에 오래 여운이 남는 경험은 처음인 것 같아요.

자주 지나치는 승가원이어서인지 처음 갔던 날부터 많이 익숙한 느낌이었습니다. 다정하고 친절하게 맞아주시는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찾아간 달님실에는 승가원에서도 장애가 가장 심한 아이들이 지내고 있었는데요, 제가 도울 수 있는 것은 청소, 밥 먹여주기, 설거지, 목욕 도와주기 등 매일 반복되는 승가원 가족들의 하루를 함께 하는 것이었습니다.

달님실에 저 혼자 찾아갔던 첫 날은 봉사를 마치고 돌아와 잠자리에 누웠는데 귓가에 아이들 옹알이 소리가 맴돌고 눈앞에 아이들 얼굴이 너무 선해서 한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평소엔 몸을 거의 쓰지 않는 제가 목욕을 도와주느라 오랜만에 힘을 써서인지 온 몸이 쑤시고 너무 피곤했지만 내일 또 만날 생각에 들떠서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과 동기들과 함께 우르르 찾아가 시끌벅적하게 지내다 보니 약속한 6일이란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어요. 하루하루를 함께 보내니 정도 참 많이 들고 이젠 조금 마음도 통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벌써 헤어지려니 더 잘해주고 더 많은 사랑을 표현할 걸 아쉬운 마음만 앞섭니다.

아직도 아이들 얼굴이 또렷하게 떠올라요. 각자만의 특유한 표정과 행동, 웃음소리, 울음소리도 짧은 시간동안 믿을 수 없을 만큼 너무 익숙해져서 벌써부터 그리워요. 노래를 좋아해서 울다가도 노랫소리가 들리면 방긋 웃는 큰언니 하영이의 행복한 얼굴, 밥도 잘 먹고 의젓한 영후에게 배맛사지를 해주거나 노래를 불러주면 기분이 좋아 배를 두드리며 즐거워하던 모습, 눈물을 잘 흘리는 여린 혜빈이 머리를 예쁘게 묶어주자 천사처럼 웃어보인 미소, 언제나 기분이 좋은 준규의 신나는 웃음소리, 항상 골똘히 생각에 빠진 주영이의 새침한 표정, 어리광 많은 영규를 안고 산책 나갔을 때 품에 쏙 안겨 기분이 좋다고 춤추던 그 때 그 시간을 생각하니 또 눈물이 나요. 눈을 맞추며 제 눈동자에 비친 자기 얼굴을 신기해 하던 희진이, 애교쟁이 안나, 너무너무 예쁘고 착한 민경이, 그리고 손을 꼭 잡고 즐거워하던 미선이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해 아쉽기만 합니다.

이번 봉사활동은 제가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생각보다는 가족처럼 챙겨줄 동생들을 만나게 되어 오히려 더 큰 감사의 마음을 느낍니다. 외동딸이어서 외로움을 많이 타는 제게 선물이 되어준 예쁜 아이들 보러 시간 나는 대로 또 놀러갈게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본과 2학년 최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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